들꽃칼럼

한동훈에게 던진 국민의힘의 메시지

들꽃(정지현) 2025. 5. 4. 00:18

5월 3일 토요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한동훈 전 장관을 꺾고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었습니다.

 

이 선택은 단순한 인물 간 승패가 아니라,

보수 유권자들이 현 시점에서 정치에 바라는 가치와 방향을 드러낸 신호탄입니다.

 

한동훈은 언론 노출도, 대중 인기, 깔끔한 이미지로

그간 당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선 결과는, 정치란 포장보다 내실이 중요하며,

책임과 무게를 견디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제22대 총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나섰던 한동훈은

당의 참패라는 결과 앞에 선명한 책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대선 무대에 다시 나선 그의 행보는,

**“덜 익은 열매를 너무 일찍 따려 한다”**는 우려를 낳았고,

결국 당의 표심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습니다.

 

반면 김문수는 오랜 정치 경력과

일관된 보수 철학, 지역 기반과 노동 문제에 대한 관심 등에서

강한 보수 유권자층의 신뢰를 얻은 인물입니다.

 

그의 당선은 당내 중장년층, 지역 기반 보수 유권자들이 여전히

'정통 보수'의 가치와 뿌리를 중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장면입니다.

 

이 결과는 단지 한동훈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아직도 이미지 정치와 언론 노출만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입니다.

 

정치 신인이나 젊은 피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 피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준비와 책임의식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당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교훈이 이번 경선을 통해 주어졌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거리입니다.

한동훈은 윤 대통령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인물입니다.

 

이번 경선 결과는 윤석열 정부와의 일정한 거리두기,

혹은 변화 요구의 흐름이 당원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총선 패배 이후 이어진 민심 이반은 단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보수 진영 내부의 변화 욕구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는 결국 신뢰의 싸움입니다.

단순히 말 잘하고 이미지 좋은 인물이 아니라,

국민이 그 사람의 삶과 생각을 통해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승리는 그 자체로 보수진영에 숙제를 남깁니다.

그가 미래의 비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전통 보수와 미래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리더십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남은 시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동훈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와 무게, 그리고 국민과의 진정한 교감입니다.


“정치는 기다림이다.”

지금 한동훈에게 가장 필요한 건, 다시 도전할 기회를 준비하는 시간과 태도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