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백상예술대상 수상은 분명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동시에 프로그램의 중심인물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잇따른 논란은 방송과 언론, 특히 예능 프로그램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팬덤의 이재명 후보 사례 언급은 사회적 잣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대중의 지지와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적 경향과 특정 인물 띄우기의 폐해가 간과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맛'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을 경쟁의 핵심으로 내세운 '흑백요리사'는 신선한 포맷과 흥미로운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종원 대표는 특유의 친근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며 대상 수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의 성공 뒤에는 농약통 주스 논란, 빽햄 선물세트 품질 문제, LPG 안전관리 소홀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그리고 최근 불거진 임직원 성희롱 면접 논란까지 다양한 사회적 책임 논란이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논란들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미디어의 영향력을 등에 업은 유명인의 행보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방송 프로그램은 재미와 흥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규범과 윤리적 가치를 존중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특정 인물의 매력과 능력만을 부각하여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인물 띄우기'식 연출은, 그 인물이 가진 잠재적인 사회적 책임 소홀이나 윤리적 문제점을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내포한다.
'흑백요리사' 역시 '맛'이라는 결과 지향적인 평가 기준에 집중하면서, 참가자들의 식당 운영 과정이나 사회적 책임 의식 등 다양한 측면을 간과했을 수 있다. 이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출연자의 논란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인상을 남기며 비판을 야기할 수 있다.
더욱이 팬덤이 지적한 것처럼, 사회는 때때로 유명인에게 상반된 잣대를 들이댄다. 정치인의 경우, 법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활동을 이어가는 사례가 있는 반면, 방송인은 작은 논란에도 큰 비난에 직면하고 활동 중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불균형은 미디어가 특정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백종원 대표의 방송 활동 중단 선언은 책임감 있는 자세로 평가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더욱 신중한 행보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그의 사례는 예능 프로그램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며, 출연자의 개인적인 논란이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백종원 사태는 우리 사회가 방송 및 언론 프로그램, 특히 대중적 인기를 얻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포퓰리즘적인 인물 띄우기가 어떤 폐해를 낳을 수 있는지 곱씹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흑백요리사'의 성공 뒤에 드리워진 논란의 그림자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의 방송 제작 환경은 더욱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중의 지지와 인기는 순간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 신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을 통해 쌓아 올려야 하는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들꽃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명, 재판은 멈췄지만 헌법은 멈추지 않는다 (0) | 2025.05.08 |
---|---|
구심점 잃은 국민의힘, 당명이 아깝다 – 이제는 뱃지를 던질 때 (0) | 2025.05.07 |
잊혀진 전염병의 귀환, 홍역 경계령 (2) | 2025.05.07 |
연금소득만으로 살 수 없다 – 노후 준비의 냉혹한 현실 (1) | 2025.05.06 |
노동시장 양극화, 이제는 도발적 전환이 필요하다 (1) | 2025.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