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우리는 늘 같은 말을 되뇌곤 한다.
"이제 참스승이 없다."
그 말은 단지 교실 안의 일만은 아니다.
교권의 추락은 물론이고,
스스로 돌아볼 줄 아는 교사조차도 설 자리를 잃은 시대.
그러나 이 상실의 풍경은 교육계를 넘어
정치, 경제, 문화 곳곳에 퍼져 있다.
스승이란, 단지 지식을 가르치는 이를 말하지 않는다.
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고,
무너진 기준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
진심과 책임으로 ‘길’을 일러주는 사람.
그 존재야말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결핍된 존재다.
특히 정치.
작금의 한국 정치를 보고 있노라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정쟁은 날로 거칠어지고,
책임은커녕 회피와 왜곡이 일상이 되었으며,
국민은 그 싸움의 피로를 오롯이 짊어진 채 살아간다.
정치는 본디 스승의 덕목과 통한다.
국민을 향한 진심, 공익을 위한 판단,
양심의 저울질 속에 선택해야 할 수많은 순간.
하지만 지금 정치에 필요한 것은 전략도 이미지도 아니다.
정치가 정치 본연의 품격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참스승’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을 병들게 하는 세 가지 독을
‘탐·진·치(貪瞋癡)’라 말한다.
욕심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
정치가 이 세 가지에 잠식되었을 때,
국가와 국민은 방향을 잃는다.
탐욕에 눈이 멀고,
분노로 편을 가르며,
무지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
이보다 더 스승이 절실한 자리가 또 있을까.
지금 정치에 필요한 건
권력을 쥐는 법을 가르치는 교수가 아니라,
권력 앞에서도 양심을 지키는 법을 보여주는 어른이다.
선동보다 성찰을,
고집보다 겸손을 일러줄
‘참스승 같은 정치인’ 한 사람.
스승의 날,
우리는 교단 밖의 진정한 스승을 그리워한다.
그 시작은 어쩌면,
한 사람 정치인의 '부끄러움'에서 비롯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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