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전염병의 귀환, 홍역 경계령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찾아온 5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습니다. 바로 ‘홍역’이라는 낯선 이름의 전염병 때문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퇴치되었다고 믿었던 질병이 최근 해외 유입 사례 증가와 함께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마치 오래된 공포 영화의 속편처럼, 우리의 방심을 틈타 조용히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홍역 환자는 벌써 50명을 넘어섰고,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3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해외여행 중 감염되어 국내로 유입된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 최근 홍역이 유행하는 국가를 방문한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바이러스를 품고 돌아와 주변에 전파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홍역은 ‘전염병’이라는 단어가 주는 섬뜩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7~21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공기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갑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기저질환자에게는 폐렴, 뇌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한때 ‘어린 시절에 겪고 지나가는 흔한 병’ 정도로 치부되었던 홍역의 위협이 다시금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홍역의 재등장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바이러스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일상 곳곳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가 홍역 퇴치를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홍역은 MMR 백신 접종을 통해 97%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걸쳐 두 번의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성인의 경우에도 접종력이 불확실하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접종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국 전에 반드시 MMR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미접종자는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적인 시스템 점검도 중요합니다. 의료기관은 발열, 발진 등 홍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신속하게 진단하고 격리하여 추가적인 전파를 막아야 합니다. 또한, 홍역 유행 국가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잊혀진 줄 알았던 전염병의 귀환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감염병의 위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하며, 우리의 방심이 가장 큰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홍역이라는 작지만 강력한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갖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개인의 건강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