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논평

뱃지가 부끄럽지 아니한가? – 경제 수장 공백과 권력의 무책임

들꽃(정지현) 2025. 5. 5. 02:04

경제 사령탑이 사라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사퇴 이후,

나라 경제의 중심 회의인 경제관계장관회의는 차관이 주재하게 됐다.

대외경제장관회의, 대외경제현안간담회,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모두 차관급으로 대체되며 동맥경화에 걸린 듯 굳어가고 있다.

 

고위급 외교 채널도 줄줄이 끊기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 계약에는 대통령도, 부총리도 없는 ‘장관 홀로’ 외교가 전개되고 있고,

주요국과의 재무장관 회담은 상대 측이 격을 맞추지 못한다며 취소됐다.

 

문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령탑은 공백인데, 책임자는 없다.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국회는 탄핵이라는 정쟁에 몰두해 인사청문회조차 손놓고 있다.

 

정쟁을 위한 정치는 존재하지만, 국가를 위한 리더십은 실종됐다.

이 와중에 금융·외환 시장은 불안정해지고, 물가는 오르며,

국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스스로를 변호한다.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국가는 어디에 있고, 국민은 누구인가?

 

국민 없는 국민을 말하고, 책임 없는 국가를 외치는 그 입에 묻고 싶다.
당신들이 말하는 ‘국가’란 대체 무엇이며, ‘국민’은 과연 당신들의 머릿속에 있는가?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군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라 말한다면,

그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민생 경제가 무너지고, 국제 신뢰가 추락하며,

한국의 외교 위상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

 

이처럼 무책임한 정권, 무능한 정치권은 '국가'와 '국민'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니다.

상식이 통하는 정치, 최소한의 책임, 위기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리더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에는 그 누구도 없다.

 

전장에는 병사만 나가고, 장수는 없다.

이대로라면 민생은 정치에 의해 죽고,

경제는 권력의 방기 속에 무너질 것이다.

 

이제 그 뱃지에 묻는다.

당신들이 찬 그 금빛 배지가, 그 국회 명패가,

그 직책이 과연 부끄럽지 아니한가?

 

국가와 국민을 입에 담기 전에,

제발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라.

 

그 자리가 당신의 권리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져야 할 무게임을 잊지 말라.